테니스 엘보우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꽤 많으신 것 같습니다.
다른 병들도 그렇지만 사후 치료보다는 사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엘보우 사전 예방법으로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으로는
(1) 준비운동을 충분히한다. 준비운동없이 굳어 있는 팔로 바로 게임을 하면 팔근육에 엄청난 무리가 옵니다. 특히 겨울철에는 여름철보다 근육이 더 수축해 있기 때문에 적절한 워밍업이 필수 입니다.
(2) 테크닉을 제대로 익힌다. 특히, 정확하게 스윗스팟으로 공을 칠수 있어야 합니다.
(3) 경도가 낮은 부드러운 프레임을 사용한다. (Stiffness 62 이하). 라켓 스윗스팟이 크고 스윗스팟으로 공을 정확하게 칠 수 있다면, 제가 볼 때는 경도 그 자체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4) 가죽 그립 대신 쿠션 그립을 사용한다. 가죽그립 사용하면서 엘보우 있으신 분들은 필히 그립을 바꾸십시요.
(5) 폴리계열 스트링 (럭실론이나 프린스 듀라플렉스)을 피한다. 매우 중요합니다.
(6) 스트링 텐션을 낮춘다.
(7) 덴스패턴(18*20)보다는 오픈패턴(16*18)의 프레임을 사용한다.
(8) 라켓길이가 27인치가 넘는 것은 피한다.
(9) 스윗스팟이 큰 라켓을 사용한다.
(10) 한손 백핸드 대신 양손 백핸드를 사용한다. 한손 백핸드시는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움직이면서 공을 치는 순간 팔이 상당히 직선으로 뻗어져 (stretched) 있기 때문에 팔에 오는 충격은 포핸드시보다 심합니다.
정도 들수 있겠습니다.
이것들 이외에도 라켓이 가지고 있는 속성이 엘보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무게의 문제입니다.
라켓무게와 관련해서는 가벼운 프레임보다는 무거운 프레임이 엘보우 예방에 더 좋다는 가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엘보우로 고생하시는 여러 동호인들의 이야기를 참조해 본 결과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여러 경우를 종합해 본 결과를 토대로 라켓무게를 적절하게 조절함을써 엘보우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흔히 엘보우는 스트로크 치면서 생긴다고들 하지만 사실은 엘보우는 서브 때문에 생길수도 있고, 발리 때문에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 세 가지의 경우를 들어서 설명드리면,
(1) 스트로크시 생기는 엘보우
강한 스트로크를 많이 치시는 분들 중에 엘보우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사용하는 라켓을 보면 주로 스윗스팟이 헤드의 윗부분에 위치한 경우가 많습니다. Babolat PD +나 H Tour 95가 대표적인 경우인데, 이 라켓들의 특징은 헤드라이트(혹은 이븐)이면서 스윙무게가 정지무게(흔히 보통 말하는 무게)와 거의 비슷하거나 더 크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헤드라이트이면서도 스윙무게가 정지무게와 같거나 비슷한 이유는 바로 라켓 디자인할 때 무게 배분을 헤드 위쪽에 두었기 때문입니다. 즉, 헤드라이트(혹은 이븐)이면서 헤드헤비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만든 것이지요. 이런 라켓들은 헤드 위쪽이 무겁기 때문에 강한 서브를 넣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대신, 스트로크에는 다소 불리합니다. ('공이 날린다'고도 많이 표현하는데, 이 라켓들은 파워가 센 대신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강타시 공이 베이스라인 밖으로 나가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이런 종류의 라켓들이 스트로크시 팔에 충격을 주는 원리는 크게 두가지 입니다.
(ㄱ) 하나는 스위스팟이 헤드 윗부분에 위치하고 있어서 손잡이로부터 거리가 멀기 때문에 타구시 팔의 힘을 더 많이 필요로 한다는 점입니다. 27인치 라켓이라도 헤드 위부분에 스윗스팟이 있으면 27.5인치 28인치 라켓으로 스트로크를 치는 것과 같은 힘을 필요로하고 따라서 팔에 피로를 더 주게 됩니다.
(ㄴ) 두 번째는, 이런 라켓들은 헤드 중간이하 부분의 면이 거의 죽어있기 때문에, 이 부분으로 공을 맞추면 마치 판자로 치는 것처럼 매우 딱딱한 느낌을 줍니다. 이렇게 되면 팔에 충격이 많이 오게 되지요. 이 경우 프레임의 경도가 예를 들어 62라고 하더라도 이 부분의 실제 경도는 70 훨씬 넘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해결방법은 헤드의 중간이하부분 스윗스팟이 넓은 라켓으로 교체하거나, 현재사용하고 있는 라켓의 스윗스팟을 밑으로 잡아내리는 것입니다. 전자의 경우는 돈으로 해결하면되고, 후자의 경우는 한계는 있지만 적당량의 납테입을 사용함으로써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납테입으로 현재 라켓의 속성을 바꾸시고 싶으시면, 납테입을 헤드의 6시나 아니면 그 아래에 있는 삼각형 부분에 붙이시면 됩니다. 저는 제가 가지고 있는 한 라켓의 삼각형 부분에 총 4-5그램을 붙였는데 스트로크시 훨씬 안정성이 좋고 충격을 덜 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서브 넣기는 조금 까다로워진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2) 서브시 오는 엘보우
위의 경우와 정반대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전통적인 투어급 라켓(헤드라이트, 스윙무게 < 정지무게)들은 스윗스팟이 헤드 중간이나 그 이하 부분에 주로 분포해있고, 헤드 위부분은 죽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트로크시에는 이런 라켓들이 크게 문제가 없지만,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 서브시에는 문제가 될수 있습니다.
(ㄱ) 스윗스팟이 죽어있는 다시 말하면 상대적으로 경도가 높은 헤드 윗부분으로 서브시에는 볼을 치게 되기 때문에 팔에 더 많은 충격이 가해집니다. 하지만 이것은 그다지 중차대한 원인은 아닙니다. 스트로크시에는 자기에게로 날아오는 공을 치지만, 서브시에는 하늘에 살짝 띄운 볼을 치기 때문에 팔에 가해지는 충격은 실로 많지 않습니다.
(ㄴ) 보다 중요한 원인은 정통 투어급 라켓들은 헤드 위부분의 파워가 약하기 때문에 강한 서브를 넣기 위해서는 사람이 자기 스스로의 힘을 공급해야 한다는데 있습니다. 스트로크처럼 상대방이 자기에게 보낸 공이라면 그 공이 가지고 있는 힘을 역이용해서 강하게 칠수도 있겠지만, 서브의 경우는 공이 토스해서 올라갔다 내려오는 정도의 힘만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서브하는 사람의 신체 (팔, 어깨, 무릎)가 주로 힘을 공급합니다. 더군다나, 투어급 라켓들은 정지무게가 무겁기 때문에 서브시 상대적으로 더 많은 힘을 요구합니다. 왜 이런 것이 엘보우와 연관이 되냐고요? 그것은 바로 서브를 넣으면서 라켓으로 볼을 치는 순간 신체에서 발산된 힘이 최종적으로 전달되는 것은 팔꿈치를 통해서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팔꿈치의 내전을 통해서지요. 또한 서브시 팔꿈치는 쭉 뻗어있기 때문에 (스트로크시는 굽어있지만), 투어급라켓으로 강한 서브를 시도할 경우 팔이 받는 스트레스는 상당히 큰 것입니다.
엘보우의 원인이 스트로크와 정반대이기 때문에 해결책도 정반대입니다. 정통 투어급 라켓을 사용하면서 서브시 팔에 무리가 느껴지시는 분들은 라켓 헤드 위 부분 (2시와 10시, 혹은 12시)에 적당량의 납테입을 붙여주십시요. 그러면, 사람의 힘이 아니라 라켓 자체의 힘으로 강한 서브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팔에 무리가 덜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것이 쉬운 것 만은 아닙니다. 투어급 라켓의 경우 그 자체 무게가 상당하므로 납테입을 헤드 위부분에 붙이면 스윙무게가 급격히 늘어나서 라켓의 이동성이 떨어집니다. 한가지 가능한 방법은 가죽그립 사용자의 경우 가죽그립을 쿠션그립이나 오버그립으로 바꾸어 손잡이 부분의 무게를 줄임으로써 헤드 위부분의 늘어난 무게를 상쇄시키는 것 입니다. 그러나 무거운 투어급 라켓을 사용하면서 서브시 팔에 무리를 느낀다고 판단하시는 분들은 전체무게가 조금더 가볍고 스윙무게가 약간더 높은 것으로 교환하시는 것이 장기적으로 좋다고 생각합니다.
(3) 강한 볼을 발리하면서 오는 엘보우
시간이 없어서 여기는 결론만 짧게 답하면, 발리 엘보우는 바운드 없이 날아오는 강한 볼을 치면서 라켓 비틀림(torque) 때문에 많이 옵니다. 이 경우, 손잡이 그립 아래에 납테입을 붙여서 무게를 늘리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훨씬 안정감이 느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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